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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열린인권강좌 3강 인종·민족·국적과 차별
  • 작성자hrc
  • 날짜2015-07-09 00:00:00
  • 조회수990

3강. 국내 현실과 쟁점 (1)- 인종, 민족 : 2015.6.30.(화)

    
작성: 남수진 서울대 사회교육과 4학년


세 번째 강의가 있던 날 오후 갑작스레 비가 들이쳤다. 궂은 날씨 탓에 사람이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폭우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참석해 강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허오영숙 사무처장님(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과 함께 한 세 번째 강의의 주제는 ‘인종·민족’과 관련된 쟁점이었다. Gapminder(www.gapminder.org/world)의 생동감 넘치는 그래프를 통해 최근 200년 동안의 세계 각국 GDP를 살펴보며 시작된 강의는, 우리 역사 속의 해외이주 노동 경험을 상기시켰다. 한국은 송출국에서 유입국이 된 몇 안 되는 국가로, 서독·중동·베트남 등지로 나간 다수의 노동자 덕분에 엄청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으며 아직도 수많은 교민들이 해외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경험에 비추어 국내 이주노동자들에게도 공감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진: 김진성 서울대 사회학과 4학년)

현재 우리나라에 주민등록 된 외국인 주민은 전체 인구의 3.1%이다(2013 기준). 1980년대 올림픽, 아시안 게임 등의 영향으로 외국 노동력이 유입되기 시작한지 불과 10-20년 만에 외국인 인구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맞추어 정부는 단일민족으로의 정체성을 강조하던 이전의 교과서 문구를 삭제하고 급히 다문화교육을 실시하기 시작하는 등의 노력을 시작했지만, 급격한 사회의 변화를 구성원들의 인식이 따라잡지 못하면서 외국인에 대한 혐오단체가 증가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화지체 현상은 특히 이주여성의 문제에서 더욱 심각하게 드러난다.


이주여성의 인권문제는 한국인-외국인 간 국적 구도 뿐 아니라, 남성-여성의 성적 구도 등 다층적인 권력 문제가 얽혀있어 그 문제의 양상이 더욱 복합적이다. ‘베트남 숫처녀’,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우즈베키스탄 여성’등의 일상적인 표현의 문제 뿐 아니라 비자나 체류 등의 법적인 문제에서까지 정당한 권리를 얻지 못하고 차별받는 일이 생기는 것이다. 2007년의 ‘씨받이 사건’이나 ‘결혼이주여성 살해사건’ 등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겪고 있는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는 단편적인 사례들이지만, 이 외에도 밝혀지지 않은 차별이나 편견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한편 심해진 혐오 정서 때문에 이주민들의 인권에 대한 안정된 토론이 불가능한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허오영숙 사무처장님께서는 국제결혼으로 피해를 입은 한국 남성들의 주장을 함께 제시함으로써 이주여성의 인권문제 해결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사안을 좀 더 객관적이고 균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였다. 특히 국내에서 일어나는 민족 문제가 하층민 노동자와 외국인 이주 노동자, 즉 약자들 사이의 충돌로 나타난다는 부분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었다.


다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 생동감 넘치는 강의에 이어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외국인 범죄에 대한 과다보도를 통해 혐오를 조장하는 동시에 결혼이주여성은 우리보다 못한, ‘불쌍한 사람’으로 인식시키는 미디어의 접근방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주민들의 거주권 이외에 참정권 등에 대한 논의도 전개되었다. 특히 현실과 맞지 않는 현재의 다문화 교육은 오히려 ‘다문화 아이’에 대한 상을 왜곡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보다는 오히려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번 강의는 인종·민족과 관련된 제도와 정책의 문제부터 현실의 문제까지 생생하게 제시해주었을 뿐 아니라, ‘다문화’라는 특수 집단을 규정하는 시각의 문제점까지 짚어주었다. 특히 현장 활동가로서 가지는 고민이나 구체적인 사례 등을 공유해 주심으로써 우리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되돌아보고, ‘역지사지’를 통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것에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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