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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열린인권강좌 8강 장애
  • 작성자hrc
  • 날짜2015-07-23 00:00:00
  • 조회수1170

8강. 장애 : 2015.7.16.(목)

작성: 남수진 서울대 사회교육과 4학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가는 <열린인권강좌>의 일곱 번째 강의는 ‘장애’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변호사로 널리 알려져 있는 김재왕 변호사가 바로 오늘의 강의자. 자신도 장애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힘쓰고 계신 김재왕 변호사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일거라 시작부터 기대가 되었다.


이번 강의는 다른 강의와 달리 약간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수강생들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없으시기에 더 적극적인 대답을 독려하셨고, 그래서인지 평소보다 더 활발한 시간이 이어졌다.

(사진: 남수진)


“같은 장애는 없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하면 신체장애, 혹은 지체장애 등 몇몇의 특정한 양상만을 떠올린다. 그러나 각각의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모두 다르며, 비장애인들은 평상시 느끼지 못하는 여러 불편함을 생활 곳곳에서 너무나도 많이 마주친다. 정보 접근권에서 소외된다든지, 장애인 화장실이 갖추어지지 않아 몇 시간 동안 용변을 참아야 하는 등의 문제는 장애 인권감수성이 그다지 높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한다. 비장애인들로부터의 차별은 그 중에서도 심각한 문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다름에서 생기는 오해들로 인해서 장애인들이 소외당하거나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은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있기에 장애인들은 필요한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지만, 제도의 변경은 요원하다. 우리나라의 장애지원제도가 장애인들의 실제 삶과는 너무도 괴리된 것이다.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도 시행되지 않는 경우도 다반수다. 특수학교 교사의 인원기준이나 장애인 의무고용제 등은 제도는 갖춰져 있지만, 인원부족이나 기업의 부담 등을 이유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강의자는 지적한다.


장애 인권과 관련된 대부분의 문제는 손상을 장애로 만드는 사회 환경과 부족한 장애 인식 때문에 발생한다. 장애인들을 나와 같은 사람으로 대하기보다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멀리하며 차별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애는 환경과의 상호작용이기에 이와 같은 환경과 인식은 장애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 변호사님께서는 ‘장애는 극복하는 게 아니라 적응하는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한 사람의 장애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장애를 이겨낸 변호사’등의 표현들을 곁들인 ‘장애인 영웅 만들기’ 역시 장애를 개인의 능력에 달린 문제로 치환해버리는 나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김 변호사님께서는 장애 인권과 관련된 문제가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모든 분야에서 뒤처지는 것은 아니라며 여러 개의 사례를 제시해 주셨다. 모든 지하철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와 같은 경우는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에서도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것이다. 이를 ‘투쟁의 성과’라고 강조하며 장애 인권을 향한 노력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라는 김 변호사님의 말씀에서,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사진: 남수진)

 

“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이번 강의에서는 강의자의 요청 덕분인지, 수강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특히 더 적극적으로 나눈 시간이었다. 인권 문제의 해결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타인의 삶을 이해할 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런 면에서 이번 강의는 장애아동의 가족이나 장애인과 업무에서 마주친 사회인 등등 수강생들이 장애 인권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나누면서 장애에 대한 이해를 나누고, 서로가 공감할 수 있었던 치유의 시간으로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통합’에 관한 의견 또한 다양하게 제시되었다. 대부분의 수강생들은 비장애인들도 장애에 대한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였다. 장애에 대해서 가정이나 학교, 사회 그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며, 언론에서도 자극적인 사건들만 보도되기 때문에 동정이나 차별만 키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장애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대처법을 알려주고, 장애인들 역시 우리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해야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되는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차례 강조되었다.


차별문제에 관심을 가져 줘서 감사하다는 강의자의 마지막 말씀에서, 오히려 여태 주위의 아픔에 무지했던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장애와 관련된 담론들이 좀 더 활성화되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공간에 장애인의 사회참여를 가로막는 문제들이 함께 있다는 것을 모두가 제대로 인식함으로써 장애인들의 인권이 좀 더 제대로 보장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이 자리를 빌려 평소에 즐겨 보던 웹툰 몇 개를 소개해 본다. 모두 장애인의 일상적인 삶을 다룬 것들이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웹툰 <Ho!>는 일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청각장애인 윤호의 이야기이다. 현재 네이버 일요 웹툰 상위권을 달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후천적으로 청각장애를 얻게 된 호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 청각장애인과의 연애 이야기 등을 귀여운 그림체로 풀어내는 것이 묘미이다.


마찬가지로 네이버 웹툰인 <나는 귀머거리다>는 서울대 동양화과 출신의 청각장애인이 자신의 경험을 풀어낸 웹툰이다. 장애를 자신이 지닌 개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비장애인에겐 당연한 것들이 장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해준다. 마찬가지로 엄청난 인기 덕분에 정식 웹툰으로 승격되어 2015년 8월부터 재연재될 예정이다.

앞으로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삶을 이해하고, 편견과 차별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매체 역시 더욱 활성화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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