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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5회 열린인권강좌> 제5강: "국제노동기준과 한국의 노동기본권"
  • 카테고리소식
  • 작성자서울대인권센터
  • 날짜2017-07-31 11:37:36
  • 조회수96

제5회 열린인권강좌 
제5강: "국제노동기준과 한국의 노동기본권"


(강연자: 김선수 변호사)


후기작성: 염주민 (사회학과)


(김선수 변호사)
 
  "국제노동기준과 한국의 노동기본권"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김선수 변호사님의 강의는 ILO 등 국제 노동 기준과 비교하여 한국 노동기본권의 현실을 살펴보고, 이후의 노동법 개정 방향까지 논해보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특히 평소에 막연하게만 접했었던 법제적인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들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먼저 한국이 ILO에 가입한지 2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기본권에 관한 헌법 조항과 법률, 헌법재판소 판결, 사법기관의 해석 등에 있어 많이 부족한 수준에 머무른다는 지적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한국의 노동기본권이 왜 부족한 것인지 관련된 국제기준과 비교해보기도 했는데, 한국은 1991년 ILO 헌장을 비준했으나 비준 협약 수는 28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6개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ILO의 8대 핵심협약 중에서도 차별 금지(제 100호, 11호)와 아동노동 금지(제 138호, 제182호) 분야의 네 개의 협약만 비준했고, 강제 근로 금지(제29호, 제105호)와 결사의 자유 분야(제87호, 제 98호)에 해당하는 또 다른 협약은 비준하지 않았다.

 이후 헌법, 법률, 사법기관 현실 등 각 분야별로 노동기본권의 문제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 먼저 노동기본권에 관련된 현행 헌법 조항인 대한민국 헌법 제 6조, 제 32조, 제33조를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제6조는 비준된 조약,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명시된 조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로 인정될만한) ILO 협약들이 국내법적 효력을 가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 제 32조는 모든 국민이 근로의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기본권 조항이다. 그러나 과연 ‘근로’가 도덕적 의무 이상으로 헌법상 의무로까지 규정될 사항인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근로’, ‘여자’(4항), ‘연소자’(5항) 등의 어휘도 ‘노동’, ‘여성’, ‘아동, 청소년’ 등 보다 분명한 의미를 가지도록 개헌을 통해 수정되어야 한다. 제 33조는 노동 3권을 보장하고(1항), 공무원의 노동3권을 제한하는(2항) 조항이다. 외국 헌법례와 비교해보며 헌법에서 ‘근로자의’ 노동3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의’ 노동3권임을 명시하고, 목적에 있어서도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라는 제한을 두지 않고 열어두어야 한다 개헌 방향도 제시되었다.



 다음으로는 법률 분야의 노동기본권 중에서도 주로 쟁의행위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ILO 협약은 물론이고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주요 국가의 입법례에서는 쟁의 행위에 대한 처별 규정이 거의 없다. 반면 한국은 노조법상 쟁의행위에 관해 규정된 금지행위도 많고 자유형 이상의 벌칙 조항도 많다. 김선수 변호사는 이러한 벌칙조항들 자체가 노동3권을 보장하는 헌법에 위배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노동법은 노동 3권을 규정하는 헌법을 구체화하는 하위법률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군사독재의 산물로 오히려 치안경찰법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법률은 헌법재판소와 법원 등 사법기관의 해석을 거치면서 더 심각하게 왜곡된 결과를 낳고 있다. 대법원은 1990년대 초반부터 보수화되어 친사용자적인 견해를 채택하는 성향을 보였다. 정리해고의 요건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을 폭 넓게 인정하고, 노동3권 대신 ‘근로 3권’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했다. 신의성실원칙을 적용하여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한 근로자의 청구를 배척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권리 남용 법리를 오히려 약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참여정부에 들어 소위 독수리 5형제 대법관이 재임하던 시절에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미세한 변화가 있기도 했으나 2011년 9월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후 다시 과거로 회귀했다는 비판이 있다. 대법원의 이러한 경향은 대법원이 ‘민사법의 독침’을 맞았다(도재형 교수). ‘대법원이 사회적 양극화의 법적 전위로 전락하였다(박제성 연구위원)과 같은 학계의 비판은 물론이고 대법원 내부의 소수의견을 통해서도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공무원노조법, 교원노조법, 제3자개입금지법 등에 합헌판결을 내렸다. 이러한 조항들은 합헌 결정 이후 오히려 국회에서 입법(법률 개정)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앞서 살펴본 법제적인 배경에서, 한국 노동기본권의 현실은 밝지 못하다. 노조 가입률과 협약 적용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이러한 수치는 노동자의 이해대변이나 노동자 보호장치와 직결되는 것이다. 이는 불평등이나 양극화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 단체행동에 대한 처벌 조항을 줄이는 등 노조조직률을 높이고 노조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공무원노조에 대한 설립신고 반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평화적 파업에 업무방해죄를 적용하여 노조간부를 처벌하는 등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이에 대해 ILO나 UN등 국제사회에서 수 차례 권고를 받고 있음에도 변화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도 치욕을 겪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노동법이 개정될 필요가 있다. 우선 ILO의 제 87호 협약에 맞춰 노동자 단결권을 침해하는 현행 조항들을 폐지해야 한다. 단결권자체가 부정되는 특정 직종들에 대한 규정을 풀고, 노조 설립을 위해 법적 요건에 맞춰 행정관청의 설립신고증을 받아야 하는 사실상의 노조설립 허가주의를 자유설립주의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노조 운영에 국가가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노조 운영 관련 강행규정들도 폐지되어야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는 노동진영을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정당한 주체 중 하나로 인정하고 협력의 파트너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현행 노동법을 개정하고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는 등 법제적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적 수단을 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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