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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5회 열린인권강좌> 제7강: "노동권 실현과 정치"
  • 카테고리소식
  • 작성자서울대인권센터
  • 날짜2017-07-31 15:09:32
  • 조회수554


제5회 열린인권강좌
제7강: "노동권 실현과 정치"

 
(강연자: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후기작성: 염주민 (사회학과) 



(하종강 교수)
 
 2017년 열린인권강좌의 마지막 강의는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의 하종강 교수의 "노동권 실현과 정치" 강의였다. 하종강 교수는 현장 노동자들을 만나 노동상담과 교육활동을 해왔으며, 노동문제를 다룬 인기 웹툰 “송곳”의 주인공인 구고신 소장의 실제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이날 강의에서도 노동 교육의 강화와 확대를 강조하는 강의를 펼쳤다.

 강의는 노동 교육이 부재함에 따라 노동자가 자기 자신의 권리를 알지 못하고, 권리를 보호할 방법도 알지 못하는 것이 한국 노동 문제의 원인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시작했다. 몇 년 전 과로로 뇌출혈에 이른 한 자동차 회사의 실습생, 여수산업단지에서 자살을 택한 여학생 등 노동자의 권리가 침해된 사안들에서, 노동자들이 자기가 주장할 수 있는 권리와 권리를 주장하는 방법을 알았다면 사태의 심각성이 덜할 수 있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담긴 것이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사회 교과서에서 “노동”이라는 별도의 단원을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모의노사교섭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은 물론이고 교과서에서도 노동을 단독으로 비중 있게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독일의 경우 정규 교육과정에서 1년에 6회씩 모의 노사교섭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에도 비슷한 과정이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사측보다는 노조의 간부 역할을 맡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대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자보다는 노동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당연한 것이다. 노동자는 어떤 사회적 계층이나 지위가 아니라 고용과 피고용의 관계에 기반하여 생긴 말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과연 많은 학생들이 스스로를 ‘예비노동자’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인은 학교에서 ‘노동’이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 여기에 언론이 가세하면서 노동이나 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존재하게 된다. 예컨대 사회적 지위나 학력이 높으면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말하면 노동자를 사회적 지위나 학력이 낮은 일종의 하위 계층을 칭하는 말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에는 판사 노조, 변호사 노조가 있다. 핀란드에서는 정부의 차관도 노조에 가입한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독일의 메르켈 총리도 가능하면 노조에 가입하고 싶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노동자를 반정부적인 저항세력의 일부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EU와 독일에는 군인 노조가 있고 캐나다에는 경찰 노조가 있다. 벨기에와 호주에는 소방관 노조도 있다. 노동은 특정 직종이나 특정 계층, 특정 이념에 갇힌 개념으로 치부되어서는 안 된다. 임금을 받고 피고용 상태에서 일을 하는 모두가 노동자이다.

 

 노동 교육이 노동권 실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선진국의 노동 교육 현황과 국내현황의 격차가 큼에도 불구하고, 노동 교육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우리 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도 교과과정에의 노동 교육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보수 진영에서는 노동 교육이 시대착오적 이념 교육이라며 곽 전 교육감을 비판했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이야 말로 노동 문제를 진보 진영의 이념적인 부산물로 보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노동 교육은 진보와 보수, 좌와 우를 넘어 노동자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적인 수단일 뿐이다.

 이번 강의는 다른 나라들의 사례들과 비교해서 한국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강의였다. 무엇보다 정치 이념적인 맥락들이 노동이나 노조, 노동권 같은 개념에 덧씌워져 노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왜곡하고 있는 정치적인 현실에 대해 문제 의식을 던져주었다. 하종강 교수는 노동권의 진정한 실현을 위해서는 물질적인 조건이나 법제적인 조건뿐만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동 문제에 덧씌워진 정치 이념적인 맥락이나 프레임이 노동 문제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노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태도, 노동 교육 등은 평소에는 쉽게 놓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번 강의는 그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노동권 실현 문제에 법제적 문제 등 단순한 차원에 국한시켜 접근하는 것은 피상적인 해결책에 그칠 위험이 있다. 노동권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적, 법제적, 문화적 조건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며, 같은 맥락에서 여러 차원에 걸친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일곱 차례의 열린인권강좌 강의를 통해서 인권, 그 중에서도 특히 노동권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다. 또한 그 실천을 위해 가능한 여러 가지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익숙하지만 모호한 개념이었던 ‘인권’에 조금 가까워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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