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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9차 인권포럼 “혐오, 차별, 가난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 카테고리소식
  • 작성자서울대인권센터
  • 날짜2017-11-07 14:25:08
  • 조회수976
[후기] 제9차 인권포럼
 
“혐오, 차별, 가난은 우리를 어떻게 병들게 하는가?”
 


작성: 윤은영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일반대학원)
 

 
10월 26일(목요일)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삼익홀에서 제9차 서울대학교 인권포럼이 열렸다.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이자 사회역학자인 김승섭 교수가 이날 ‘혐오, 차별, 가난은 어떻게 우리를 병들게 하는가?’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하였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차별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다양한데, 인종, 세월호 생존자, 성소수자에 대한 사례를 중심으로 이 차별이 개인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포럼 참여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을 통하여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부모 중 한 사람이 백인이니 진정한 흑인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만큼 오랜 기간 인종차별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인종과 이웃에 살고 싶지 않은가?” 설문하였을 때,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한국은 34.1프로이다. 이 수치는 터키 다음으로 높은 수치이다. 참고로 인종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은 5.6프로의 수치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인종차별은 단순히 인종이 다르다고 차별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사람과 결혼하면 ‘글로벌 가정’이라고, 아시아권사람과 결혼하면 ‘다문화가정’이라고 명명한다. 학교에서는 다문화가정 아이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선생님들이 다문화가정인지 아닌지 여부를 공개적으로 설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들을 배려하기 위하여 선한 의도로 질문했을지 몰라도, 오히려 당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
 

세월호 생존자들도 의도치 않은 차별을 겪고 있다. 김승섭 교수는 세월호 참사 1년 후 생존학생들에 대한 연구를 하여, 생존학생들의 진술을 기록으로 남겼다. 생존 학생들은 자신들 눈앞에서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들을 평생 기억에 간직하며 살아간다. 그런 학생들에게 일부 언론이 인터뷰를 하기 위해 취한 방식은 매우 비상식적이었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이 입은 피해는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보상되었다. 그것은 대학입학 특별전형과 보상금 지급이다. 세월호 생존 학생들을 위하여 대학입학 특별전형을 실시한다는 언론의 보도 때문에 학생들은 애꿎은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보도 자체의 목적은 선했을지 몰라도, 당사자는 오히려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다. 보상금 액수에 관해서도 일각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순직자들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는다는 비판을 제기하였지만, 그것은 세월호 보상금 액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순직자들에 대한 부족한 보상금 액수를 증액시켜야 할 문제이다.
 
김승섭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 성소수자의 건강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동성애 혹은 성전환에 관한 문제는 더 이상 정신과적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성소수자의 성적지향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는 가능하지 않은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성적 소수자에 대한 인식은 낮아 “나는 동성애자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라는 설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한 비율이 선진국보다 무려 20배 높았다. 또한 한국국적의 동성애자가 캐나다에 망명 신청을 하여 승인이 되었다는 것은 타국이 인식하는 한국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만의 해커 오드리 탕 장관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는데, 그녀가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은 문제되지 않았다.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등의 총리 또한 동성애자인데,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그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사회의 손실일 뿐이다. 나아가 한국 시민들의 인식 속에서 HIV바이러스는 큰 공포이다. 그러나 HIV바이러스에 대한 약물 치료의 개발로 충분히 바이러스 보균자들도 오래 살 수 있고, 일정기간 약물치료를 받아 바이러스가 떨어지면 더 이상 전파력이 없어진다. 현대 의학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여 HIV혐오를 낳고, 그것은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차별 속에서 힘들게 한다.

 
 
 
차별을 경험하면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넘어 물리적인 병이 발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 거주하는 흑인이 백인의사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들으면 향후 20년간 그런 차별을 겪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갈 때마다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 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올라가는데, 트라우마로 인하여 이 스트레스 레벨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이러한 몸의 상태가 지속되면서 몸에 병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차별을 경험한 당사자는 일생에 거쳐 괴로움을 호소한다. 특히, 10대 성소수자의 경우에 자신이 속한 집단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아이들이 이 시기에 차별을 경험한다면 그 후유증은 크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로, 김승섭 교수는 역학조사를 통하여 성소수자들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김승섭 교수의 강연이 끝난 후 열의 넘치는 포럼 참여자들의 질문들이 이어졌다. 그 중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한 학생의 질문에 김승섭 교수는 “소수자들에 대해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일하면 그 일을 지속하기 힘들다. 중요한 건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는 것이고, 지금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그 첫발이다”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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