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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 성폭력 문제와 대학의 올바른 제재
  • Category뉴스
  • Writerprevent
  • Date2016-07-15 10:19:34
  • Pageview3874

[기고] 성폭력 문제와 대학의 올바른 제재
 
대학 내 성폭력이 끊임없이 문제되고 있다. 그런데 언론에 따르면 지난 해 드러났던 어느 사안에서는 극소수 가해학생을 제외하고는 실효적 제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 내 성폭력이 솜방망이 제재로 흐지부지 종결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모두의 정당한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일이기도 하다.

정의는 제재받아 마땅한 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울 것을 요구한다.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이 사소한 잘못을 범한 자에게까지도 파면·제명이라는 영구적 축출의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잘못에 대해서일지라도 이를 가벼이 여기거나 외면하지 않고 반드시 적정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징계처분이든 또는 사회봉사나 상담·교육의무 부과 등 그 밖의 제재이든 간에 말이다.

흔히 오해되고 있어서 종종 대학의 적절한 제재에 장애가 되는 부분이 있다. 여러 실례에 비추어 볼 때, 많은 대학은 학외 수사기관의 판단 결과에 대학의 징계처분 등 제재 여부를 일치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로 보인다. 이를테면 수사기관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대학이 아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한다거나, 또는 불기소처분이나 무죄판결이 나오게 되면 대학이 어떠한 추가적 판단도 내릴 수 없다고 보는 것이 그 예이다.

수사기관의 판단이나 최종판결을 기다려야 함이 불가피한 때가 있지만, 언제나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범죄에까지는 이르지 않음에도 모종의 잘못에는 해당할 수 있는 경우란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학은 1차적으로 교육기관이지 사법적 판단을 내리는 기관이 아니다. 「고등교육법」은 대학을 연구와 강의를 통해 지식을 전수하는 곳으로만 규정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고등교육법」은 학문 전수에 앞서서 “인격의 도야”를 대학의 근본적인 목적으로 명시해 두고 있다. 필요한 경우라면 대학이 교육적 목적에서 수사기관과는 별개의 이유와 근거에 터 잡아서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과 수사기관의 판단이 서로 상이할 가능성도 있게 된다.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떠나서 생각해 보자. 학생으로서의 품위에 현저히 어긋나지만 범죄는 아닌 어떤 언사를 했더라도 대학이 아무 조치도 취할 수 없는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소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범죄 성립여부라는 기준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성희롱은 민사책임의 영역에 속하지만 형사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그 책임유무는 불기소처분 또는 무죄판결 여부와 상관없이 별도로 판단되어야 한다. 불기소처분 또는 무죄판결은 무죄로 추정되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무죄추정이 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다만 형사법적으로 유죄임이 입증된 바 없다는 의미일 뿐, 다른 형태의 기준에 따라서도 아무런 책임도 잘못도 없음이 입증되었다는 뜻이 아니다.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릴 때, 각 대학들이 이 점을 혼동하지 않기를 바란다.

* 외부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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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8호 [오피니언] (2016-07-13)
     
박찬성 변호사 ‧ 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전문위원 (polics82@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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