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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17 학술대회 ② -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의미와 쟁점
  • Category소식
  • Writer서울대인권센터
  • Date2017-09-29 17:54:17
  • Pageview3726

[2017 학술대회 후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 의미와 쟁점
 
 
작성: 김광수 (법과대학 박사과정)
 

9월 22일 금요일, 학술회의 둘째날에는 한국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하는 필요성과 차별금지법의 주요 쟁점으로 논의를 구체화하였다.
 
첫 시간은 송지우 교수(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의 사회로 우리 사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사적 자치의 원칙과 충돌 가능성 문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모두를 위한 평등: 구조적 차별과 공동체의 책임”이란 주제로 발표한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는 먼저 우리 사회 내에서 이주민, 장애인, 여성 등 소수 계층에 대한 혐오표현이 만연해 있지만 그것이 차별이라는 인식 자체가 부족하고 심지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여, 우리 사회를 ‘차별이 없는 사회’라고 인식하는 현상을 지적하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한다면 이러한 차별을 인식할 수 있는 도구로 작용하여 국가의 평등실현의무를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첫 발자국을 남길 수 있고, 우리 개개인에게도 ‘당신이 대우 받고 싶은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라는 황금률과 같이 서로가 서로를 차별하지 않을 책임이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사적 자치와 차별금지법”이란 주제로 발표한 이재희 연구관(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 책임연구관)은 현대 사회에서 사적 영역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중요한 과제이긴 하나, 현대 사회에서 사적 영역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고 공적 영역과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특징을 설명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적 차별을 사적 자유의 영역이란 이유로 방관한다면, 오히려 차별받는 사회구성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자기책임의 원칙에 구속을 거부하여 결론적으로 사적 자치의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비록 현행 차별금지에 관한 개별 법률과 민법 일반조항으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긴 하나, 각 개별 법률 간 체계정합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개별 구제절차의 실효성의 문제도 있고, 민법 일반조항으로 해결하기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해석론과 사례군이 형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적 차별 문제의 기본법으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요청하였다.
 

 
두 번째 시간은 양현아 교수(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사회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주요 내용과 쟁점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였다. “총칙” 부분에 관한 쟁점을 발표한 홍성수 교수(숙명여자대학교 법학과)는 먼저 차별이란 말 자체가 부정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중립적인 의미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오히려 차별금지의 목적이 평등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평등법’으로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법안 제4조에서는 예외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해석이나 적용을 통해 예외 범위가 넓어진다면 예외란 인식이 없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예외사유를 명시할 것인지 해석에 맡길 건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발표를 맡은 조혜인 변호사는(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법안 내 구제수단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차별행위의 특징상 통상적 손해배상액으로는 차별시정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며 손해액의 2배 이상 5배 이하의 배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시간은 이주영 전문위원(서울대학교 인권센터) 사회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진행하였다. 먼저 염형국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우리 사회 내에 만연하고 있는 차별현상은 “나는 너보다 우월하다.”라고 하는 적자생존의 원칙, 경쟁체제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뛰어남’을 쫓는 게 아니라 평범함을 누릴 수 있는 세상으로 사회의 지향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음으로 백미순 대표(한국여성단체연합)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기여한 여성연합의 활동을 소개하고, 기본법으로서의 포괄적 차별금지법뿐만 아니라 현행 성차별에 관한 법률의 미비점을 보완하는 성차별금지법의 제정도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세 번째 토론자인 박주영 노무사(민주노총)은 노동 현장 내에서 복합·간접차별, 동일가치 동일임금 원칙 미준수, 직장 내 괴롭힘 등 많은 차별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차별금지법도 이를 규율할 조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인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타인도 자기와 같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약해진 최근 상황을 안타까워하면서, ‘너는 나와 같은 존재’라는 당연한 사실을 상기시키고 평등권을 향상시킬 도구로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길 기원했다.
 

 
다섯 번째 토론자인 허오영숙 대표(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는 이주여성들에게 선의로 하는 행동이지만 그 속에 구조적 차별이 내면화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하면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이런 차별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김원규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 조사관)는 위원회에 접수된 몇 가지 사건을 소개하면서, 지금 현행 체계 내에서 입증책임이 곤란하거나 즉시 대처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는 한계를 설명한 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이런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길 희망했다.
 
많은 사람들은 보통 평등과 자유를 하나로 놓은 뒤 평등을 강조하면 자유가 후퇴한다는 방식의 단선적·양적 구조로 이해한다. 이런 관점을 반영하듯 각 발표자의 발표 후 나온 다양한 질문 중 많은 내용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다수자를 차별을 하는 모순적인 역차별 현상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평등을 위해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자유와의 관련성 문제였다. 즉 ‘타인’의 평등을 위해 ‘자기’의 자유를 양보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등을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전제조건, 즉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평등해야 더 나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이 두 가치를 대립 관계가 아니라 함께 가는 동반자·보완관계로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나만 누리는 자유가 아닌 함께 누리는 자유가 되기 위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자유를 위한 첫 번째 투자로서 평등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평등을 위한 많은 이들의 활동과 긍정적인 반응이 이 학술대회를 여는 밑거름이 되었다. 이 하나하나의 활동이 다시 모여 평등을 위한 좋은 결과를 가져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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