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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2강: “여성혐오 그 후: 대상, 주체, 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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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2018-07-16 14: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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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2강: “여성혐오 그 후: 대상, 주체, 비체”
(강연자: 이현재 서울시립대 교수)
 
작성자: 박윤진 (국제대학원 국제학부)
 
 2018년 7월 5일 (목요일)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서 주최하는 <제 6회 열린인권강좌: 페미니즘과 인권>의 두 번째 강의는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이현재 교수의 “여성혐오 그 후: 대상, 주체, 비체”였다. 이번 강연에서는 최근 몇 년간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여성혐오가 다루어졌다. 여성혐오는 여성 대상화에서 파생된 개념이다. 여성 혐오는 hate의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성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타자화의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대상화의 정의에 따라 여성 혐오에 대한 논의가 달라질 수 있으며, ‘여성은 어떻게 ’대상‘이 되었는가?’와 같은 질문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현재 교수는 현대사회의 여성 혐오를 다루기에 앞서 먼저 포스트 이론 속 새로운 페미니즘 물결을 살펴보았다. 이 시기에는 타자를 배제하지 않는 사고방식에 관한 관심이 커지게 되어 대상화, 타자화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여성을 포함하여 다른 타자의 주체가 타자화되며 느낀 경험을 이해하는 철학적인 사유의 틀을 마련하고자 등장한 것이 페미니즘 철학이다.
 
 여성 혐오의 역사는 근대 서양 철학의 발전 단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근대 철학은 인권의 주체에서 여성을 배제한 채 발전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현재 교수는 근대 가부장제가 어떻게 출현하였고 여성의 성적 대상화가 어떤 형태로 발전한 것인지 설명하였다. 우선 고전적 가부장제의 탄생은 종교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네 남편은 그대를 지배할 것이다” 와 같은 성경구절은 여성의 남성에 종속된 존재로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었다. 이렇게 성경에 기대어 시작된 근대 가부장제는 서양 철학의 발전과 함께 견고화되었다. 홉스의 사회계약론을 살펴보면 남성과의 계약에서 여성은 노예와 같은 상태로 묘사된다. 여성은 남성에게 재생산권 및 성적 지배권을 양도하는 일종의 계약을 토대로 남성으로부터 보호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 들어오면서 홉스와 같은 사회계약론을 재해석하고자 하는 시도가 일어났다. 정치학자인 캐롤 페이트만은 이를 현대 사회의 결혼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장시켰다. 페이트만은 성적 계약을 전제로 하는 결혼이라는 제도는 여성에게 노예 계약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계약 속에서 현대 사회 여성들의 성적 대상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상화를 극단적이게 해석하게 되면 임금 노동까지 노예 계약에 속한다고 주장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대상화를 거부하되, 어디까지를 대상화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여성 혐오를 비롯한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달라질 수 있다.
 
 대상화의 정의에 따라 페미니즘 담론이 달라지듯, 이현재 교수는 현재 사회의 여성 혐오가 규정하는 대상화의 의미가 더 정교하게 분석,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대 페미니즘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역사적으로 19세기의 페미니스트들이 경험했던 상황과 비슷하다. 이 당시 여성들은 성적 대상화를 부정하기 위해 ‘여성다운 여성’이라는 이미지를 부정해야만 했다. 여성은 남성과 같이 주체화하기 위해, 여성성은 외모에 집착하거나 감상적이라는 이미지로 규정되었고, 이처럼 여성성을 부정하는 과정을 통하여 여성이 스스로 여성을 비하하게 되어버리는 딜레마에 빠져버리게 되었다. 즉, 자신의 주체성을 획득하기 위하여 여성성을 희생 논리에 결탁하여 이에 해당하는 여성을 타자화하였다. 이는 비단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대 페미니스트의 한 흐름인 ‘탈코르셋’ 운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짧은 머리 등 기존의 여성성 부정을 통해 주체성을 획득하는 것은 남성 중심적인 것, 또다시 다른 여성 혹은 타자를 대상화하는 것을 통해 주체화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에 이현재 교수는 앞으로 현대 페미니즘이 나아갈 방향성을 타인을 타자화하고 대립물을 찾음으로써 얻게 되는 주체화도, 타인에 의해 전면적으로 규정되는 존재로서의 대상화도 아닌 ‘비체’에서 찾는다. 비체는 ‘경계와 안팎을 넘나드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으며, 모든 규정성을 넘어서는 개념이다. 대상화를 지나치게 강조하게 되면 결국에는 여성혐오 구조담론 안에 갇혀 구조를 타파할 대안의 부재로 귀결될 수 있다. 페미니즘을 존재 방식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대안적 세계관을 제시하는 철학적 사유틀이다. 규정된 바대로가 아니라는 비체라는 개념은 다양한 여성의 행위자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페미니즘의 가능성을 열어 준다.
 

 
 이현재 교수의 강의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긴 머리와 메이크업과 같은 꾸밈노동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현대 사회의 탈코르셋은 남성의 모습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편리함과 같은 기능적 이유에서 나온 것이라 지적하였다. 이에 이현재 교수는 ‘짧은 머리가 편리하다’가 일종의 규정성을 갖게 되면, 다양성을 배제하는 것이기도 하고, 편리함이라는 기능적 사고는 신자유주의적 경쟁에 최적화되도록 모두가 준비해야 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답하였다. 다른 수강생은 현대 사회를 바라봤을 때, 모든 여성이 비체화 하는 것은 아직 무리가 있으므로 여성 대부분이 대상화가 될 바에는 주체화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에 이현재 교수는 여성 모두가 비체화가 될 수 있고, ‘시골의 할머니들’, ‘우리의 어머니들’도 사실은 규정된 바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미 ‘비체’들이라고 답하면서 현대 사회의 여성 혐오 구조 틀을 넘어 다르게 행위하는 존재들로서의 비체되기가 의미가 있다고 답하였다. 혐오구조를 막힌 체계로 이해하게 되면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공포 담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므로, 비체를 통하여 여성 자신의 행위성을 강조하여 논의를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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