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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4강: “헤이트스피치, 일반 이론은 없다: 따로 또 같이 싸우는 이론과 실천”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18-07-24 14:10:37
  • Pageview2188
[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4강: “헤이트스피치, 일반 이론은 없다: 따로 또 같이 싸우는 이론과 실천”
(강연자: 권명아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작성자: 박윤진 (국제대학원 국제학부) 

   2018년 7월 12일 (목요일) <제6회 열린인권강좌: 페미니즘과 인권>의 네 번째 강의는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권명아 교수의 “헤이트스피치, 일반 이론은 없다: 따로 또 같이 싸우는 이론과 실천”이었다. 한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파시즘과 젠더 정치를 연구해온 권명아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최근 한국 사회에 등장하는 헤이트 스피치의 작동 원리와 역사적 이행에 대해 살펴보았다. 



   헤이트스피치 개념에 대한 논의는 한국에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다루어져 담론의 역사가 길지 않다. 과거의 논의는 주로 헤이트스피치에 대한 정의에 대하여 다루어졌다면, 최근에 들어와 혐오와 관련된 담론으로 확장되어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 모색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헤이트스피치의 정의는 단순히 hate와 speech가 결합한 개념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헤이트스피치는 특정 집단에 대해 의도적으로 폄하하고 증오를 선동하는 행위로 ‘혐오 발화’라 번역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낯선 개념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 ‘발화’라는 개념은 단지 언어적인 수준을 넘어선 ‘사냥’의 의미가 있다. 특정 집단을 향한 증오가 ‘사냥’이라는 행위로 나아갈 때 본격적인 차별 선동이 시작된다. 이처럼 헤이트스피치의 대상은 주로 성별, 인종, 민족, 사회적 계급 등 특정한 범주에 해당하는 소수자 집단으로 ‘발화자’는 그들에 대한 편견을 갖도록 부추기며 선동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헤이트스피치의 특성을 살펴보면 소수의 집단을 표적하고 공격한다는 점에서 파시즘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파시즘의 원리는 “특정 집단을 표적으로 만들고(손가락질하기), 부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딱지 붙이기), ‘선량한 시민’과 분리하고 (게토화), 사회에서 분리하고 (수용소화), 절멸하기(최종적 해결)”이다. 헤이트스피치에서 ‘발화자’들은 특정한 집단을 향한 폭력을 합법화시키고자 하며 궁극적으로 차별을 사회적 대의와 공익을 위한 적법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는 파시즘 정치에서 주로 이용되는 수단이다. 권명아 교수는 구체적인 예시로 성소수자에 대한 헤이트스피치에 종종 등장하는 ‘종북 게이’라는 표현을 살펴보았다. ‘종북 게이’라는 표현을 통해 발화자는 성소수자가 사회의 정상성을 침해한다고 규정하며 이는 곧 ‘종북’이 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친다. 즉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국민’의 권리로 정당화하여 이를 국가의 ‘합법적 폭력’으로 확장한다. 권명아 교수는 헤이트스피치에 대한 비판과 규제는 이러한 파시즘의 학살 원리가 반복되는 것을 막으려는 최소한의 시도라 설명한다. 



   이어 권명아 교수는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혐오 발화’는 파시즘의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한국 사회에서 찾아볼 수 있는 헤이트스피치의 역사적 근원을 살펴보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구조는 파시즘이 작동 원리로 두고 있는 ‘증오 정치’에 맞닿아있다. 일례로 권명아 교수는 일본식민지 시대 파시즘 잔재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풍속통제법을 설명하였다. 풍속통제법은 선량한 풍속을 침해하는 행위를 통제한다는 규정으로 국가가 무작위로 개인에게 개입할 수 있는 법제이다. 독일 파시즘법을 계승하여 일제가 만든 풍속통제법은 현재 독일과 일본에서는 사라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에서만 그 원형이 남아있다. 선량한 풍속을 침해하는 가능성이 있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은 국가가 개인을 사회 위협이 우려된다고 판단하여 우범자라는 명분 아래 법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한다. 이렇듯 법 적용 주체에 따라 수치스러운 행위라는 이유로 개인을 사회에서 분리시킬 수 있게 된다. 이런 법적 ‘봉쇄’ 과정을 통하여 수치를 내면화시키고 이를 사회적으로 합의한다. 결론적으로 특정 집단은 사회에서 수치스러운 존재로 낙인찍히고 만다.
   한국의 역사를 돌이켜보았을 때, 일본식민지 시대에서 비롯된 파시즘의 잔재는 증오 정치의 원동력으로 작동되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의 혐오 세력들이 특정 소수 집단을 ‘봉쇄’하여 사회의 적으로 규정지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오 정치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는 것은 쉬우나, 혐오가 사회에 일파만파 번졌을 때 그 책임을 지는 주체를 찾는 것이 어렵게 된다. 권명아 교수는 쏟아지는 정보화 시대의 현대 사회에서는 정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정보가 많으며,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헤이트스피치와 같은 폭력에 가담하기가 쉽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궁극적으로 특정 집단을 향한 사냥에 손을 놓아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식적 태도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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