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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6강: “노동과 젠더 불평등”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18-07-27 17:45:37
  • Pageview3202
[후기] <제6회 열린인권강좌> 제6강: “노동과 젠더 불평등”
(강연자: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작성자: 도주은 (정치외교학부)
 
 2018년 7월 19일 (목요일)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서 주최하는 <제 6회 열린인권강좌: 페미니즘과 인권>의 여섯번째 강의는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권현지 교수의 “노동과 젠더 불평등”이었다. 이번 강연은 먼저 한국의 노동시장 안에서 나타나는 젠더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노동과 계급이 교차하는 지점에 주목하였다. 다음으로 젠더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변화뿐만 아니라 기업의 관행 속에 내재한 젠더 규범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먼저 권 교수는 최근의 미투 운동을 일터에서 벌어지는 성차별에 대한 저항이자 노동권의 문제라고 설명하였다. 다른 한편, 청년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젠더 갈등의 양상, 혹은 “아직도 노동시장에 젠더불평등이 존재한다고요?” 라는 푸념은 대체 무엇을 배경으로 하는지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20대 남성 입장에서는 학교 때부터 더 뛰어난 여성들을 왜 굳이 적극적 고용조치로 우대해야 하는지, 여성 입장에서는 인적자본이 뛰어난데도 왜 빈번히 취업에서 실패하고 마는지 양쪽 모두 납득할 수 없는 것이 현 상황이다. 권 교수는 이러한 노동시장에서의 젠더 불평등에 대한 남녀 인식의 차이를 초래한 구조적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다음으로 권 교수는 한국 노동시장의 젠더 불평등이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 보여주며 오랜 기간 공고하게 구축된 높은 장벽이 여성 앞에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장벽이 누구에게나 공히 인식되거나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젠더와 계층화가 교차”되기 때문이다. 즉, 성별이라는 변수가 계급을 포함한 다른 사회적 범주와 교차되어 중층적인 불평등이 만들어진다. 이는 한편으로는 여전히 어떤 계층이든지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불평등은 존재하는 동시에, 그 불평등의 양상은 계층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러한 “젠더 내부의 이질화”는 앞서 제기한 남녀 인식의 격차에 대한 실마리를 준다. 실제로 여성의 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굉장히 높지만, 남성은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 엘리트에 주목하여 젠더불평등이 해소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모두가 생존을 위해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현 상황에서 가부장의 의무에 대한 압력이 남성에게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또한 갈등을 격화시킨다. 을과 을의 갈등이다.



 다음으로 권 교수는 여성노동자의 젠더 평등권 추구는 사실상 노동기본권에 대한 요구이며, 나아가 사회정의에 대한 요구라고 말한다. 권 교수는 노동기본권의 예로 아동 노동 금지, 강제적 노동 금지, 신체적 강요 금지, 결사의 자유 등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노동기본권에 젠더의 측면이 깊숙이 연관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율이 평균 10%라면 여성의 노동조합 조직율은 5%에 불과하다. 결사의 자유와 같은 기본적 권리에 있어 남녀 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또한 열악한 노동 시장도 젠더 불평등의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여러 이유로 취약 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는 여성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기본권으로서의 젠더 평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나아가 권 교수는 기본권을 상징적으로 명시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권이 침해되는 상황을 시정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의 측면에서 차별은 직업적 기회나 처우의 평등을 손상하거나 무효화하는 것이다. 문제는 가시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 판단에 따른 차별’과 ‘사실상의 차별’을 구분하여 생각해야 한다. ‘법적 판단에 따른 차별’은 법에 의해 명시적으로 금지되는 직접차별로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반면 ‘사실상의 차별’은 간접차별로 오히려 지속되거나 새로 생겨나기도 한다. 따라서 차별적 규칙이나 행위의 의도와 목적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 이 규칙이나 행위가 만들어내는 실질적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연공 임금체계의 전제는 장기근속에 상을 주는 것이다. 이는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적용되는 젠더중립적인 시책으로 보일지 모른다. 그런데 한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장기근속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이는 결과적으로 젠더중립적인 임금체계라 하기 어렵다. 이렇게 젠더 중립적으로 보이는 시책이 한 쪽 성에 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이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간접 차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장기적이고 세심한 관찰을 통해 차별적 징후와 메커니즘이 어떻게 드러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정책의 불평등적 함의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규칙의 명시적인 공정성에만 집착하는 것은 협소한 시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일상과 일터에서 이를 세심하게 관찰해야 한다. 최근에는 사람들의 의식 깊숙한 곳에 박혀 있어 문제로 인식하기 어려운 ‘간접차별’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들도 고안되고 있다.



 나아가 권 교수는 한국 노동시장의 젠더 불평등이 끈질기게 지속되는 현상을 “장기 지속 불평등의 메커니즘”이라고 명명하고 그 원인을 설명한다. 이미 존재하는 젠더 격차는 그 자체로 장벽을 만든다는 것이 권 교수의 생각이다. 누구나 자기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면 그것을 배타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의도는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격차는 그 자체로 외부자가 내부로 진입하는 것을 막는다. 특히 한국과 같이 자원의 결집행위를 용인하며 기득권을 옹호하는 고용 및 사회적 제도를 가진다면 이는 더욱 심화된다. 더불어 가부장적인 문화적 규범 또한 기업의 특정 관행과 만나 격차를 강화하고 부당한 행위를 용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규범과 관행을 억제하는 제도적 변화도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권 교수는 “기업의 젠더 불평등 레짐”은 “서비스 경제화와 함께 심화되는 여성의 저임금 노동력화”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에 기초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기업 내 성분절적·성편향적 고용관계 정책은 소위 ‘가장’이 될 남성보다는 여성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반면, 이에 저항하는 조직적 목소리는 매우 적거나 부재하다. 여성 노동자의 경우 약 95%는 노조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차별과 괴롭힘의 경험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된다. 고객의 성차별 혹은 성희롱과 이에 대한 사업장의 잘못된 대응은 여성을 일터로 돌아오고 싶지 않게 하는 경험이 된다.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은 일터는 사실 그 자체로 장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서비스 사업장은 차별받은 노동자가 아니라 차별하거나 희롱하는 고객을 벌하여 여성 노동자에게 안전한 사업장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 저출산의 문제에 대한 접근도 이러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 교수는 첨언한다. 아이 몇 명당 얼마를 줄 것인가 하는 인센티브의 문제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본질적 해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는 일본, 중국, 한국에서 진행된 흥미로운 연구를 소개한다. 한국은 세 국가 중 소득원으로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았다. 동시에 엄마가 직장을 가지는 것이 미취학아동에게 좋지 않다는 인식 또한 가장 높았다. 이렇게 충돌하는 젠더 규범은 여성이 일터에서 평등하게 장기적으로 일하는 데 장애 요인이 된다. 기업의 관행과 일상 속 내재한 젠더 규범을 변화시키기 위한 질문을 우리에게 남기며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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