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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2018 국제학술회의> 대학공동체 내 괴롭힘: 원인, 효과, 과제-2부 라운드테이블
  • Category소식
  • Writerprevent
  • Date2018-09-27 17: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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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영 (법학과 석사과정)
 
오후 세션에는 홍성욱(서울대 생명과학부, 과학기술학 교수), 신현정(KAIST 인권윤리센터장), 홍성수(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김주형(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우창(서울대학교총학생회 고등교육전무위원), 강경태(공공운수노조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참석하여 각자 토론문을 발표하고 질문자들과 열띤 토론 시간을 가졌다.

우선 홍성욱 교수는 개인적인 연구실 생활 경험을 풀어놓으며 시대가 변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안에서의 위계관계는 많이 변하지 않았음을 지적하였다. 교수가 학생을 권위로 누르려 하고, 대학원생이 실제 학생이자 근로자로서의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의 보호는 제도적으로 잘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이야기한 것이다. 한 설문에 따르면 대학원생은 스스로를 학생과 노동자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인식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사회는 대학원생에게 노동자로서 적절히 대우하지 않는다. 홍 교수는 교수와 학생의 개별관계를 위해서뿐 아니라, 연구실이 좋은 연구성과를 잘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연구실 안에서의 신뢰와 공정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것이 가능하려면 수평적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신현정 교수는 KAIST에서 작년부터 인권윤리센터장을 맡으며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 비단 성희롱, 성폭력 뿐만 아니라 “괴롭힘” 때문에 고충을 겪고 있는 대학원생들도 적지 않다. 연구실 특유의 수직적인 문화는 개인끼리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지도교수 변경과 전과’등의 제도적이고 합법적인 절차활용이 효과적이다. 학내 괴롭힘을 해결하고 피해당사자에게 심리적인 안정 및 제도적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된 곳이 바로 인권센터이다. 이 뿐만 아니라 KAIST는 행복한 캠퍼스를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옴부즈퍼슨 제도를 도입했다. 옴부즈퍼스은 대학 내 부당하고 불합리한 제도, 연구윤리 위반 등을 접수 받아 중립적인 입장에서의 조사와 검토를 통해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의 설립 등 괴롭힘의 제도적 개선을 위하여 학교는 노력하고 있고,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도 이러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

홍성수 교수는 우선 대학 내 괴롭힘에 대해서 정의했다. 대학내 괴롭힘은 스토킹으로 인한 괴롭힘, 차별금지법상 차별적 괴롭힘 등으로 정의되는 일반 개념으로서의 괴롭힘과 유사하지만 교수-학생, 교수-직원 간 등의 괴롭힘처럼 위계적이고 반복적 행위일 수 있다. 괴롭힘은 인격권, 평등권, 노동권 및 교육권, 안전권을 침해하며 생산성을 저하시킴으로서 학내 생활을 해 나가는데 해악적이다. 이러한 해악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대학 내 괴롭힘 개념을 정립하고 그 해악과 위법성에 대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고, 대학 내 괴롭힘의 원인과 양상을 분석하여 대학 내 괴롭힘 금지정책을 수립 및 집행해야 한다. 괴롭힘 금지 정책을 위한 몇 가지 제언으로는 우선 대학 내 인식과 문화를 개선하고,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등의 구조적 원인 개선과 함께 조교근무규정의 제정 및 개정을 해야 한다.



김주형 교수는 대학 내 괴롭힘의 문제를 학생-교수간의 괴롭힘 문제로 특정하여 토론을 시작했다. 일부 교수들은 자신들의 역할을 단순 지식 전달자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하여 가르쳐주는 선생으로 인식하며 학생에게 예의와 존경을 기대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교수라는 직책 자체가 도덕적 권위를 수반하지 않고, 교수-학생간의 관계를 동등하지 않지만 불평등해서도 안된다고 인식한다. 이러한 관점의 괴리로 갈등이 발생하는데 건설적 공론의 장은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교수-학생 관계의 새로운 상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고, 대학의 리더십 차원에서도 새로운 문화와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우창 전문위원은 대학원생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그동안 왜 “괴롭힘”이 가장 중요한 범주로 조명되지 않았고, 왜 “괴롭힘”이 현재의 상황에서 곧바로 중요한 현상기술범주가 되기 어려운가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괴롭힘이라는 개념으로 기술될 수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 대학원에 존재하는 기존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학원에서 개별 구성원이 보장받을 수 있는 삶은 어떤 것인지, 무엇이 좋은 대학원과 열악한 대학원을 가르는 기준인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공유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반했을 때는 누가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오늘날 대학원에서의 괴롭힘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괴롭힘 사건에 어떠한 제도적, 문화적 환경이 작용하는지 분석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수단을 통해 그러한 환경을 어떤 식으로 재형성해나갈 수 있는지 계획하며 우리가 한국의 대학원과 학문공동체를 어떠한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규범적인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이러한 학술 장에서의 괴롭힘의 문제가 효과적으로 다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학원 개혁이라는 문제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강태경 지부장은 국내 대학공동체에 나타날 수 있는 괴롭힘이 금전적 착취, 연구비 횡령 혹은 기타 연구저작권 침해 등 연구부정에 동원 및 인권침해와 성폭력의 양상으로 나타남을 지적한다. 금전적 착취의 예시로 부적절한 연구실 공동자금, 장학금 쪼개기, 논문 심사 거마비 등을 꼽을 수 있고, 프로젝트 연구비 행정처리 업무 중 서류조작과 데이터 조작 강요 등이 연구부정의 예시로 들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은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제공자에 대한 징계관철을 요구하는 동시에 명시적 권리 및 제도의 개선요구에 대한 압박을 해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막상 피해를 입은 연구자들이 연구공동체 내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고, 이 문제가 새로운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이후 토론시간이 이어졌다. 서울대 박사과정 유현미 학생은 학내 갈등이 발생했을 때 대학은 자신을 징계권자로만 인식하며, 대학 자체의 책임에 대해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괴롭힘에 대해 학내에서 합의된 규범이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규범이 만들어지고 합의될 때까지 피해자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질문하였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홍성욱 교수는 공감하며, 학교가 왜 존재하고 학교 구성원들은 대학의 가치와 이념을 만들어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하였다. 홍성수 교수는 규범이 확립되지 않았거나 구조적인 문제들이 불합리를 낳고 있다 하여도, 그 책임과 부담이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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