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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장애와 인권 - 공간의 온도>
  • Category소식
  • Writerhumanrights
  • Date2018-10-10 11:48:30
  • Pageview2733
작성자: 설정은 (법과대학 석사과정)



2018년 10월 2일(화)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주최하는 “장애와 인권 – 공간의 온도” 토론회가 있었다. 이 토론회는 인권센터에서 올해 1월부터 8월에 걸쳐 약 70여명의 학내 자원활동가와 함께 실시한 ‘학내 장애인 이동환경 실태조사‘의 결과를 발표하고, 학내 장애인 이동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실태조사에 직접 참여한 백승훈 학생(국제대학원), 배경민(인문대학원) 학생을 비롯하여 김원영 변호사와 장애학생지원센터 임희진 전문위원이 발표자로 참여하였고, 이외에도 30명 내외의 학내 구성원들이 참석하여 학내 장애인 이동환경에 대해 깊은 고민을 나누는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이 날 행사장에는 실태조사 결과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기획전시가 있었다. 실태조사에서 활용된 화장실 평가 항목인 ‘진입편의성’, ‘시설적합성’, ‘내부활동 적합성’을 각각 평가하여 ‘총평’을 매겨, ‘우수’ 평가를 받은 BEST화장실과 ‘미흡’ 평가를 받은 WORST화장실로 선정된 화장실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된 BEST화장실로는 전 항목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사범대 10동 1층 장애인 전용화장실(공용)과 우정원 153동 전용화장실(여자)이 있었다. 한편 WORST화장실은 화장실 문이 잠겨있거나 입구에 큰 휴지통이 놓여 있어 휠체어로는 화장실 출입 자체가 불가능한 ‘접근불가형’(도서관 2층 남자, 61동 1층 남자), 화장실 잠금장치가 고장났거나 휴지걸이가 너무 먼 곳에 위치하는 등의 ‘시설미비형’(인문대 1동 1층 여자, 사회대 64동 1층 여자, 302동 5층 여자), 장애인 전용화장실인데도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남성용 소변기와 대변기가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등의 ‘정체불명형’(사회대 83동 4층 공용, 311동 3층 공용), 청소도구나 화장실 비품 등이 창고처럼 가득 쌓여 있는 ‘적재물형’(58동 3층 남자, 131동 1층 여자, 140-1동 2층 공용, 221동 2층 여자)으로 아주 다양했다.


 
발표 전반부는 실태조사에 직접 참여했던 백승훈 학생과 배경민 학생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백승훈 학생은 이번 실태조사의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면서, 장애 학생의 이동 및 접근에 대한 기존 논의들이 건축물과 시설문 출입문제에 초점을 두어 건물 출입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학교생활 공간에서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장실은 여전히 장애학생들이 접근하여 이용하기에는 상당히 불편한 실정이어서 ‘화장실’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여 장애인의 이동환경을 조사하였다고 말했다. 건물에 있는 모든 장애인 전용화장실과 비장애인 화장실 내 장애인전용칸을 조사하면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다수 지적하면서 그 중에서도 비교적 개선이 용이한 안전바 흔들림과 같은 시설보완 문제와 적재물 처리 등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통해 배경민 학생은 학내의 200개가 넘는 건물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에는 ‘장애인을 대하는 실제의 경험과 이들의 삶을 상상해보는 성실함이 빠져있다’고 지적하면서, 서울대학교가 장애인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것은 배제가 아니라 ‘가능성’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 후반부는 장애인 당사자로서 서울대학교에서 오랜 기간 수학해 온 김원영 변호사의 발표와 학내에서 행정적으로 장애학생지원을 담당하는 장애학생지원센터의 임희진 전문위원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오줌권의 정치’를 제목으로 발표한 김원영 변호사는, 먹는 것과는 달리 생리적인 현상은 뒤로 미룰 수도, 미리 해결할 수도 없는 ‘유예불가능한 권리’로 오줌권(김원영 변호사는 직접적으로 생리적인 현상을 가리키고자 했다며 이 용어선택에 대한 배경을 설명해 주었다.)을 설명하면서 접근가능한 화장실이 없다는 사실은 장애인들에게 아주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변호사는 2000년대 이후 공중이용시설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 되면서 소위 장애인 화장실이 반드시 생겨나게 된 것은 건물의 공간이 소수자들에게 전적으로 재분배된 극적인 사례라고 하면서, 이 공간을 반드시 장애인에게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어떤 소수자든, 소수자든 아니든, 모두가 이용 가능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은 ‘장애인 화장실’의 논의가 단순히 용변을 처리할 권리라는 이슈에 머무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임희진 전문위원은 이러한 모든 논의가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장애인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을 경계하고 ‘우리’의 문제로 바라보는 점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비장애인 학생의 경우 장애인 학생이 맞닥뜨리는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바라보기 위해서 먼저 장애 학생들이 처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학내에 장애학생 수가 매우 적기 때문에 장애학생 도우미로 활동하거나 장애인권동아리에 가입하여 활동할 것을 추천했다. 또한 임 전문위원은 실태조사에서 다수 지적된 바와 같은 여러 문제점들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 장애인 학생이 처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학교에 제기하고 개선을 요구하여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출해야 개선의 가능성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하였다. 이 문제에 모든 구성원이 관심을 가지고, 사소하더라도 행동에 옮길 것을 당부하였다.
 


발표가 끝난 후 다수의 참석자들이 발표자들에게 질의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 날 지적된 문제점들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들이 더욱 관심을 가져 학교 당국이 실제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김인희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이번 조사의 의미와 개선할 점, 향후 과제 등에 대하여 정리하면서 토론회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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