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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7회 열린인권강좌> 제2강: "삼차원적 젠더 정의: 정체성 정치에서 인정투쟁으로"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19-07-23 16:49:38
  • Pageview1429
[후기] <제7회 열린인권강좌> 제2강: "삼차원적 젠더 정의: 정체성 정치에서 인정투쟁으로"
(강연자: 이현재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교수)

작성자: 김혜영 (국제대학원 국제협력 석사과정)

  2019년 7월 4일 (목요일) 서울대학교 인권센터에서 주최하는 <제7회 열린인권강좌: 어떤 정의? 사회정의와 인권에 대한 질문들>의 두 번째 강의는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 이현재 교수의 ”삼차원적 젠더 정의: 정체성 정치에서 인정투쟁으로“였다.


  이번 강연은 먼저 페미니즘이 정체성 정치인지 또는 인정투쟁인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여성혐오와 성차별은 인정의 거부와 무시로 시작을 하며 무시는 긍정적 자기이해를 손상시킨다. 더불어, 여성혐오는 여성을 남성의 관점에서 대상화하여 여성의 욕망과 권리를 부인하고 여성이 자기 주체권이 있다는 사람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여성의 자기이해를 훼손시키는 과정이다. 인정의 거부 또는 무시는 ‘물화(reification)’으로 이루어지며 물화는 곧 대상화라는 관계성을 보여주었다. 이 교수는 페미니즘은 ‘무시-물화-대상화’ 시스템을 극복하고 인정을 쟁취하고자 했던 인정투쟁으로 보아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또한 인정투쟁은 정체성 정치가 아니며 정체성 정치로 페미니즘이 실천되는 것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체성 정치는 단일한 집단 정체성의 문화적 가치에 집중하여 사회경제적 문제를 도외시하고, 오히려 대상화에 대한 비판을 통해 넘어서려고 했던 정체성 물화(reification)의 위험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리주의나 집단 고립의 위험, 여성들 안에서 계급적, 인종적 차이에 따라 달리 경험하는 것들을 부차화할 수 있는 위험을 수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정체성 정치의 위험을 피하며 무시(부정의)를 넘어 인정(정의)을 획득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이현재 교수는 낸시 프레이저의 이론을 소개하였다. 



  이현재 교수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에서 낸시 프레이저는 재분배와 인정 양자를 모두 고려하는 젠더 정의론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낸시 프레이저는 재분배와 인정을 모두 요구하는 개선책 중 ‘사회질서의 불공정한 결과를 창출하는 근저의 틀은 손대지 않은 채 그 틀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교정하고자 하는’ 긍정적(affirmative) 개선책과 ‘근저에서 부정의를 발생시키는 틀을 재구조화해 불공정한 결과를 교정하고자 하는’ 변혁적(transformative) 개선책을 구분한다. 긍정적(affirmative) 개선책은 자유주의 복지국가와 주류 다문화주의의 결합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젠더화된 노동분화를 그대로 유지한 채 표면적으로 재화를 재할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여성이 특정한 방식으로 고정화된다는 점, 마치 선물 수혜자처럼 간주되어 백래시의 위험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나타나곤 한다. 생리공결제, 여성할당제 등을 둘러싼 논란이 그러한 예이다. 변혁적 (transformative) 개선책은 사회주의와 해체주의의 결합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생산관계, 계급구조를 변화시키고, 인정관계도 심층적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을 지향한다. 한편 변혁적 개선책은 너무 전면적이라 사람들로부터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교수는 변혁적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기 위해 포스트 산업시대의 노동과 복지를 사례로 들었다. 포스트 산업자본주의 노동시장 아래 보편적 생계부양자 모델은 남성을 표준으로 두고 공식적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은 남성성을 답습하도록 하고 여성이 기존에 하던 돌봄의 가치를 저평가한다. 공식적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남성, 여성 공히 장시간 경쟁적으로 노동하고, 돌봄은 또 다른 여성들에 의존한다. 이러한 모델에 대한 변형 없이 여성들이 ‘유리천장 깨기’만을 주요한 목적으로 간주할 때, 남성 중심적 노동 모델은 더욱 강화되고 여성들 내의 계급의 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이에 이 교수는 미국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가 제안한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의 가능성을 조명하였다. ‘강제 육아휴직제도’ 등을 통해 남성도 돌봄을 의무적으로 하게 함으로써 ‘남성=생계부양자, 여성=양육자’라는 기존의 성별분업을 해체하고 남성과 여성 모두 인간적인 조건에서 노동하고 함께 돌봄을 할 때 보다 성평등한 노동 과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간 반이 빠르게 지나가고 질의응답 시간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Q: 낸시 프레이저 이론에서 젠더 정의가 중요한가?
A: 낸시 프레이저의 비판이론 중심에 젠더가 있다. 하지만 그는 젠더 문제를 다른 문제들과 관련하여 살펴보아야 한다고 인식한다. 예를 들어, 계급과 젠더 문제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관계가 있는 문제이다. 인종과 젠더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Q: 왜 백래쉬(backlash)를 겨냥해서 담론을 논해야 하는가? 
A: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쉬는 인정투쟁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성취하고자 했던 젠더 정의를 불가능하게 한다. 집단의 정체성을 고정된 것으로 물화하고 사회경제적 문제를 대체하는 정체성 정치가 백래쉬를 통한 페미니즘의 후퇴를 야기한다고 한다면, 정체성을 강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동등한 지위를 인정받고 재분배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을 지향하는 젠더정의를 지향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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