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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19-12-05 17:11:25
  • Pageview2186
[후기]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
 
작성: 김현우(정치외교학부)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아시아연구소 영원홀에서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연구 발표와 토론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연구발표·토론회는 ‘서울대학교 인권규범 제정에 관한 연구팀(연구책임자: 송지우 정치외교학부 교수)’이 인권 헌장 초안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된 자리였다. 토론회는 이주영 인권센터 전문위원이 사회를 맡아 여정성 기획부총장과 이상원 인권센터장의 인사말로 시작하였으며, 신윤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서울대학교 인권헌장 초안의 취지, 위상, 주요 내용’ 발제, 성예진 정치외교학부 박사과정의 ‘서울대 구성원들의 학내 인권상황과 인권규범 제정에 대한 인식’ 발제, 패널토론, 자유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패널토론은 송지우 교수의 사회로, 정효지 학생처장, 임지현 공과대학 학생회장, 신석민 교무처장, 반주리 대학원생 총학생회 전문위원, 박선아 장애인권동아리 Turn To Able 회장, 노상호 교수협의회 기획이사, 김병문 평의원회 부의장이 참석하여 발언하였다.
 
 
인사말
  여정성 기획부총장은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지만 어떤 부분을 어떻게 존중할지는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함을 지적하고, 학내에서 이러한 논의가 부족했음을 인정하였다. 또한,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날 선언 “나쁜 구경을 시키지 마시고 동물원에 자주 보내 주십시오.” 조항을 예로 들며, 시대와 사람에 따라 존엄성의 가치가 다르게 인식됨을 언급하였다. 더불어, 학문 공동체인 서울대는 인간 존엄과 인권 존중에 대해 우리 사회보다 더 높은 수준의 인식과 규범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한편, 인권 헌장이 규범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의를 해줄 것을 촉구하였다.
 
  이상원 인권센터장은 참석자들에게 많은 논의, 조언, 비판을 통해 좋은 헌장을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번 토론회가 활발한 토론을 통해 뜻깊은 자리가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하였다.
 
서울대학교 인권헌장 초안의 취지, 위상, 주요 내용
  인권헌장 초안 발표에 앞서, 이주영 전문위원은 연구의 목표와 경과를 간략히 소개하였다. 이번 연구는 인권사안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들 간 인식차가 크고, 그것이 문제 해결에 혼란을 일으키기에 공통 규범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이에 연구팀은 서울대가 지향하는 보편적 가치, 구성원의 기본적 권리와 인권존중 의무, 학교의 인권 존중과 보장 의무를 명문화하는 규범 초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연구진에는 송지우·신윤진·김주형·이주영·김덕수·이우창·도정근·정대현·강민주·성예진·이헌 연구원이 참여하여 교수·직원·대학원생·학부생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도 인권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었다. 연구진은 올해 5월부터 계획과 방향성을 공유하였고, 6월부터 공식적으로 연구에 착수하여 초안의 밑바탕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8월과 9월은 설문조사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한편, 밑바탕이 되었던 초안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설문조사는 박원호 정치외교학부 교수와 통계연구소의 자문을 받아 진행되었다. 또한, 10월에 다양한 구성원을 초청하여 간담회를 진행하였고, 여기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수정 방향을 논의하였다.
 
  신윤진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장 초안이 최종적인 것이 아닌 연구팀의 제안이며, 이를 토대로 학내 의견수렴 절차에서 논의되고 제도화되어야 함을 먼저 설명하였다. 이어 신윤진 교수는 헌장 초안의 구체적 내용을 발제하였다. 헌장 1조는 헌장의 근본 목적이며, 2조는 인격권, 3조는 평등권 조항을 담고 있다. 구체적 권리로 사생활의 권리, 폭력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성적 자기결정권, 자유로운 표현과 토론의 권리, 언론 출판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학업, 연구, 교육에 대한 권리, 참여권, 인간존엄이 보장되는 조건에서 연구, 교육, 직무를 수행할 권리, 건강권, 적정절차 보장 등의 실체적 권리를 포함하였다. 이어 의무 조항에는 구성원들이 가지는 권리가 다른 사람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하는 수단으로 쓰이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헌장의 마지막 부분에는 구체적·실질적 이행을 위한 제도·정책 마련 등 이행, 권리 구제에 대한 조항이 담겨 있다.
 
서울대 구성원들의 학내 인권상황과 인권규범 제정에 대한 인식
  설문 조사 발표는 성예진 연구원이 담당하였다. 설문 조사는 인권 상황과 인권규범 제정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을 확인할 필요성에서 실시되었다. 이에 설문 조사는 인권 규범 작성 시 구성원들이 학내 인권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논의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인권규범 제정 작업에 학내 구성원의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 역시 설문조사가 의도한 효과였다. 설문조사는 대량 메일을 통한 웹 기반 설문으로, 10월 2일부터 11월 8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었으며, 접근성이 낮은 청소노동자와 생협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대면조사가 병행되었다. 응답 목표는 학부생, 대학원생, 교원, 직원 각 250명씩 총 1000명이었으며, 집단 규모와 관계없이 동등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같은 수의 표본을 모집하였고, 목표 이상의 응답자가 모인 경우 임의추출을 통해 250명으로 압축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학내 인권상황에 대한 의견조사에서는 구성원 집단·신분별 차이가 나타났다. 인권규범 제정 필요성에는 93%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인권규범이 제정되면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집단에서 차별금지·평등권·인격권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응답이었으며, 직원과 대학원생은 노동권 역시 중요한 권리로 꼽았다.
  성예진 연구원은 설문조사를 통해 서울대학교 구성원들의 학내 인권상황에 대한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인권문제는 다수결의 문제라기보다는 수적으로 소수이더라도 취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설문조사에 나타난 수치를 어떻게 해석하는지에는 인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의 상황을 주의깊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인권규범 제정 자체에 대한 찬성의견이 93%로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은 구성원 전체의 합의와 가까움을 강조하였다. 또한, 응답자들이 인권규범의 실효성 보장을 중요하게 본 만큼, 인권규범의 실질적 이행을 위해 어떻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덧붙였다.
 
패널토론 및 자유토론
  패널 토론은 연구팀의 책임자인 송지우 교수의 사회로, 패널들이 순차적으로 발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패널들의 발언이 마무리된 후, 청중들의 질의와 패널 및 연구팀의 답변, 패널의 추가 발언이 이어졌다.
 
  정효지 학생처장은 지난 간담회에서 지적된 부분이 많이 개선된 점에 대해 연구진의 노고를 격려하였다. 또한, 학생처장으로서 본부가 무엇을 할지 열심히 고민할 것을 약속하였다. 헌장 초안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이미 명시된 조항 중 일부가 반복되어 있어 헌장 구성을 검토해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또한, 연구진의 연구 혹은 이후 절차에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헌장 내용을 보여주고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임지현 공과대학 학생회장은 서울대학교 구성원의 대부분이 인권 규범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각자의 인권의식을 가지고 있지만, 인권에 대해 구체적으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헌장이 만들어지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헌장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그 내용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에 많은 토론이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였다. 또한, 인권 헌장에 실질적 효력이 부여되어야 함을 언급하였다. 더불어, 학생회 이외에도 학생들이 학교 정책에 직접 의견을 제시할 창구가 필요하며, 교수-학생 문제와 학생들 간의 문제에 상담과 조언을 적극적으로 해줄 기관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신석민 교무처장은 학내의 여러 인권문제에서 모두가 동의하는 ‘common ground’가 없었던 것이 대화를 어렵게 했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인권헌장이 대화의 시작을 같이하겠다는 공통의 기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었다. 또한, 인권헌장 제정을 위해서는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하였다. 헌장의 이행 측면에서, 서울대의 경험을 사회에서 따라할 수 있도록 좋은 선례가 되어야 하며, 헌장 시행이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함을 언급하였다. 더불어, 서울대 구성원이 ‘열린 계’이기 때문에 서울대를 구성하는 교원·학생·직원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서울대에 들어오고, 서울대가 사회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인권규범의 범주 설정이 확장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또한, 헌장에 열거된 구체적 권리를 외울 수는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권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반주리 대학원생 총학생회 전문위원은 인권헌장 제정 작업을 주변에서 잘 모르고 있었음을 언급하며, 다양한 방식의 홍보가 이루어져야 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서울대의 인권 수준이 사회의 인권 수준보다 높아야 한다는 여정성 부총장의 발언에 동의하였다. 더불어, 헌장에 서울대 구성원과 차별의 정의가 세심히 다뤄졌음을 높게 평가하였다.
 
  박선아 장애인권동아리 Turn To Able 회장은 헌장에 수록된 인격권, 차별금지 및 평등권 조항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특히 차별금지 사유를 예시로서 열거한 것을 높게 평가하였다. 또한, 장애학생·식이소수자·국제학생을 예로 들며 차별금지와 평등이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선언적 조항과 더불어,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 역시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덧붙여 구성원 선발 과정에 형식적 평등이 전제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차별 시정뿐 아니라 적극적 배려와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노상호 교수협의회 기획이사는 외국인 학생을 위한 영어 강의가 없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박선아 회장에게 반론을 제기하였다. 또한, 사생활의 권리 보장을 위한 학교의 의무, 특정 직군에 편향되지 않는 참여권을 명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외에도 외부에 자극적으로 다루어질 것이 염려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격권 조항에서 신분을 뺄 것을 제안하였다.
 
  김병문 평의원회 부의장은 ‘헌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정관과 학칙 등 상위규범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더 많은 논의와 의견 수렴이 이루어져야 함을 촉구하였다. 또한, 현행 정관·학칙·규정에도 인권이 다루어지고 있기에, 기존 체계와의 조화가 고민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어, 2016년 총학생회가 제안한 인권가이드라인에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이 들어가 논란이 있었으며, 이 부분이 완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의견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이하연 법학전문대학원 학생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국제인권재판소와 같이 사례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할 것을 제안하였다. 또한,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이 완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김병문 부의장의 주장에, 이는 국제적인 인권기준으로 확립된 부분이며 학내에서 합의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중요한 인권이 배제될 수는 없다고 반론을 제기하였다.
  이주영 전문위원은 인권센터에도 이미 인권침해가 어떻게 다루어졌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있으나, 학내 공동체가 국제사회와 같이 큰 범위의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사례를 익명으로 공개하더라도 개인이 특정되기 쉬워 비밀 보호와 사례를 통한 학습 간에 딜레마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남승호 언어학과 교수는 ‘헌장’이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고 지적하였다. 대학의 가장 큰 가치는 자유, 창의, 상상이며 인권 규범이 대학 사회에서 후진적인 것일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더불어 서구 대학에서 상위규범인 헌장을 제정하지 않은 것을 보면, 이 규범이 스스로에 올무가 되는 규범일 수 있음을 우려하였다.
  이에 송지우 교수는 자유의 중요성이 규범에 반영되었으며, 헌장이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은 모두의 평등한 자유와 양립 가능한 최대한의 자유로, 특별히 급진적이지 않은 칸트적 자유임을 지적하였다. 또한, 세계 다른 대학에서 인권헌장이라는 명칭을 가진 규범이 없다는 주장에는 세계 다른 대학에서는 혐오표현,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 등에 대한 차별 금지에 대해 서울대보다 훨씬 강력한 표준이 있다고 반박하였다. 이하연 학생도 조지타운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다양한 소수자에 대해 더 많은 정책이 존재하고, 이미 소수자의 인권이 많이 존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신맥 서울대노조 정책국장은 서울대에 공개강좌 수강생 등 많은 사람이 있으며, 산학협력단, 생협, 발전기금과 같이 서울대학교 법인 소속은 아니지만 유관 법인 직원 등이 많이 존재하기에 포괄적인 구성원 정의가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또한, 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의 관심과 의지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이외에도, 헌장의 무게감과 향후 벤치마킹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국어국문학과에 헌장을 자문해볼 것을 제안하였다.
 
  배유경 다양성위원회 전문위원은 다양성위원회를 만들 때 북미 대학을 많이 참고했는데, 권리장전이 있는 것, 동등한 기회보장이 핵심이었던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하였다. 또한, 비정규직 직원, 시설직원 등 기본적 권리를 못 받는 이들의 의견이 더욱 고려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은호 전 부총학생회장은 적정절차 규정에 사전고지, 공식적인 방식을 통한 의사소통, 두 원칙을 추가할 것을 제안하였다.
 
  반주리 대학원 총학생회 전문위원은 대학에서 자유, 창의, 상상이 중요한 가치이기에 인권헌장이 이러한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첫 단계라는 것에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인권헌장이 꼭 채택되어야 하며, 의사결정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통과시켜줄 것을 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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