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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9회 열린인권강좌> 전혜리 제1강: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소수민족, 국내 정치, 미·중 관계"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21-05-07 13:57:32
  • Pageview486
<제9회 열린인권강좌>
제1강: "미얀마의 군부 쿠데타: 소수민족, 국내 정치, 미·중 관계 "
(강연자: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작성자: 전혜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최근 미얀마에서 발발한 쿠테타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나라에서는 미얀마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강좌를 통해 미얀마의 역사, 정치구조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현 사태가 발생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고 나아가 미얀마의 사례가 시사하는 점, 미얀마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강좌에 참여하게 되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이상원 서울대 인권센터장님의 인사말이 있었다. 많은 좋은 말씀을 해 주셨지만, 그 중에서도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역사가 지속되어 왔으나, 인간은 존중받아야 하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그 무엇도 인간 위에 군림할 수 없으며, 나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는 말씀과, 미얀마 군사쿠데타를 과거 군부에 의한 정권 찬탈을 겪은 우리의 경험과 연결시켜 언급하신 부분, 또 미얀마와 달리 시위조차 할 수 없는 나라도 존재한다는 말씀이 매우 인상 깊게 다가왔다.
 
제1강은 ‘버마/미얀마의 3가지 딜레마: 국민국가 정체성, 민주화, 강대국’이라는 주제로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앞으로 이어질 강의를 듣는데 기초를 다질 수 있도록 미얀마의 역사, 제도권 정치에 대한 전반적·포괄적 이해에 초점을 두어 강의해 주셨다.
 
먼저, 미얀마의 정치사를 살펴보면, 미얀마는 영국이 식민지배하던 인도에 통합되며 식민지배를 당하다 18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였다. 그러나 경제적·정치적 불안과 소수민족문제를 명분으로 1962년 쿠데타가 발생하였고, 버마식 사회주의가 선포되었다. 밖으로 문을 걸어 잠그고 자력갱생을 추구하는 정책은 미얀마를 식민지배를 겪은 국가 중 가장 발전 가능성이 높던 나라에서 최빈국으로 전락시켰고, 내부의 불만은 1988년 민주화운동으로 나타났으나 불과 1~2달여 만에 군부정권이 들어서며 진압되고 만다. 2세대 군부는 개방과 성장을 추구하는 등 버마식 사회주의가 실패했던 요인들을 개선하였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기로 약속하였지만, NLD가 의석의 80%를 차지하자 선거결과를 무시하고 군부통치를 이어나갔다. 1990년대 초반부터 미얀마의 선거무효화, 인권유린 등을 이유로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시작되었다. 이후 2011년 미얀마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경제적 자유화가 시작되고, 2015년 민간정부가 등장하며 민주주의가 자리잡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21년 군부 쿠테타가 다시 일어남으로써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환영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는지 우려하게 된다.
 
미얀마는 인구의 70%가 버마족이며, 이외 여러 소수민족들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의 식민지배와 일본의 식민지배를 겪으면서 버마족은 반영-친일, 소수민족은 친영-반일인 것처럼 관계가 굳어졌고, 버마족과 소수민족 사이에는 불신과 반목이 자리하게 되었다.
 
미얀마의 독립을 이끈 아웅산 장군 등 버마족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소수민족의 자치권을 보장하면서 협력의 조건으로 소수민족에 10년 후 분리독립을 약속하는 등 소수민족 대표들과 팡롱 협정(Panglong Agreement)을 체결하면서 국민국가 건설에 나섰다. 그러나 불완전하게 형성된 국민국가 정체성과 이를 힘으로 억누르려는 시도는 독립 이후 지금까지 상당수의 지역에서 미얀마군(정부군)과 소수민족 간 교전이 계속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소수민족 문제는 경제성장과 정치안정과 더불어 군부의 등장에 있어 또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해왔다. 그리고 한번 권력을 잡은 군부는 쉽게 떠나지 않았다. 실제로 군부는 민간정부에 권력을 이양한 이후 정치적 권력을 놓았을지라도 물리력과 경제력을 독점하고 있었다. 또한 2008년 군부 주도로 만들어진 헌법을 살펴보면, 전체의석의 25%는 선거를 거치지 않고 군부 총사령관이 임명하게 하여 75%의 동의가 필요한 개헌을 어렵게 하고, 아웅산수치를 견제하기 위해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외국인 자녀를 둔 사람은 미얀마 대통령 자격이 없도록 하였다. 비상사태 시 군 사령관에게 행정·입법·사법권을 비롯한 모든 국가주권이 이양되며, 군 통수권을 대통령이 아닌 최고사령관에게 두고, 군이 국가와 분리된 조직으로써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작용하도록 규정하여 사실상 군부는 권력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였을지언정, 언제나 다시 집권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미얀마는 중국과 미국 사이에 낀 형상을 띈다. 1990년대 냉전 시기까지만 해도 미얀마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지정학적으로 크게 중요한 변수는 아니었다. 냉전 시기 미국은 냉전을 수행하며 공산주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사실상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동남아시아에 많은 관여를 하였다. 그러나 냉전 이후 미국의 경제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미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일시에 철수하게 되었다. 반면, 중국은 1990년 미국, 유럽 등 서방국가의 경제적 제재로 인해 외부에 의해 차단된 미얀마 군부와의 국경무역을 증가시키고, 군사적 후원을 제공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고, 이로 인해 미얀마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 이처럼 미국의 공백을 급부상하는 중국이 채우며 동남아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산시켜나가자 미국은 2011년 미얀마 군부가 스스로 정치개혁과 자유화를 시작하는 상황에서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 확산을 다시 꾀하였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이 미얀마에 큰 관심을 두는 이유는 현재 양국에 대해 미얀마가 갖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중국에게 미얀마는 중국 국경으로 중국에 적대적인 세력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완충지대이자, 인도양을 통한 해상진출의 활로가 된다. 반면, 중국의 해상진출은 미국의 전세계적 군사배치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이 동남아국가, 그 중에서도 특히 미얀마에 대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저지하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 미얀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은 어떠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미국은 경제제재 이외에는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으나, 수십년간 경제제재를 받아온 미얀마 군부의 입장에서는 더군다나 중국의 뒷배가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제재가 크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UN 안전보장이사회의 개입을 논해볼 수 있으나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이러한 조치를 막고 있어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부뿐 아니라 유엔 차원의 조치를 막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도 같은 압력과 비판을 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전면적인 내전의 경우 소수민족과 정부군의 군사력 차이와 소수민족마다 제각각인 이익과 입장을 고려하면 그 가능성이 크지 않고, 희생될 민간인을 생각했을 때 바람직한 해결방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아세안도 정상회의에서 미얀마 문제를 마지막에 에둘러 언급하였지만, 회의에서 나온 권고를 따르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할 의지가 부족해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우리나라 외교부 성명이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외교적 마찰을 피한다는 이유로 타국의 민주화나 인권문제에 대하여 다른 아세안 국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태도를 보여왔으나, 이번에는 ‘한국정부는 2020년 선거로 나타난 미얀마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 아웅산 수치를 비롯하여 구금된 사람들의 조속한 석방을 바란다. 미얀마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고, 한국에 있는 미얀마 사람들의 체류를 연장한다’ 등을 내용으로 한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은 이를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인권에 대해 공헌해야 하는 중견국의 위치에 걸맞는 행보라고 평하며, 앞으로 계속 명확히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렇다고 밝힐 수 있는 국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였다. 한편, 한국을 포함한 몇몇 국가만 관심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에서는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하였다.
 
본 강의는 크게 소수민족과 국가통합, 떠난 적 없는 군부와 시작된 적 없는 민주화, 강대국의 지정학적 충돌 3가지 측면에서 미얀마의 현 상황을 분석하였다. 한 시간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강의였음에도 미얀마라는 국가에 대한 이해를 통해 앞으로의 강의를 듣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음은 물론 미얀마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도록 했던 강의였다. 앞으로의 강의들에서도 많은 것들을 배우고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며 양질의 강의를 해주신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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