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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9회 열린인권강좌> 강신찬 제2강: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의 전개 양상과 의미"
  • Category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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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2021-05-11 16: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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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열린인권강좌>
제2강: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의 전개 양상과 의미"
(강연자: 김희숙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 전임연구원)

구시대적 억압 통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작성: 강신찬(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몇 달째 지속되는 미얀마 군부의 만행 아래서 고통받는 시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착잡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과거에 머물러 있는 군부의 폭력 행사 방식과 이에 대비되는 시민들의 참신한 저항을 보면서 미얀마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게 된다.
 
군부는 8888혁명 때처럼 시위대를 죽이고 무고한 시민을 대거 연행하며 범죄자를 석방하는 등 자신들의 압제를 확고히 하고자 안간힘을 쓴다. 미얀마에 절대군정 체제를 확립하려는 원대한 목표를 위한 기초 작업이 치밀하게 이루어져 왔음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 계획에는 가장 큰 내재적 결함, 바로 그런 공포통치가 ‘불안정 평형’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음을 그들은 깨닫지 못하였다. 군부는 힘에 의해 인위적으로 달성한 평형 상태가 ‘안정 평형’일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군사력을 동원하여 겨우겨우 언덕 위로 공을 올려놓아 언덕의 정상에서 공이 가만히 있도록 하려는 것이 그들의 계획인데, 아뿔싸 누군가 공을 살짝 밀기만 해도 공은 언덕 아래로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고 말 것이다. 시민들은 군부의 빈틈을 노려 공을 떨어뜨릴 준비가 되어있다. 군부 독재자들은 24시간 눈에 불을 켜고 시민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해야 하는 피곤한 상황에 놓여있고,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자기만의 방법으로 오늘도 저항에 나서고 있다.

미얀마의 시민불복종운동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Z세대의 활약이다. “청춘의 노래가 크게 울려 퍼질수록 세상은 더 깨끗해질 것”이라고 외치는 그들은 88년에 못 다 이룬 민주화를 자신들의 손으로 쟁취해내겠다는 꿈을 가슴에 품고 있다. 인터넷으로 발 빠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 청년층의 저항 문화를 수용 및 변용하여 군부에 대항한다. 홍콩·대만·태국의 네티즌이 형성한 밀크티 동맹으로부터 온라인 시위에 대한 지원을 받는 등 미얀마 민주주의 시위대는 타국과도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미얀마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전 지구적 연대의 씨앗을 심고 있다. 지난날의 폭압 정치에 갇혀 있는 군부와 달리, 미얀마의 Z세대는 저항 공동체를 구성하고 젠더·계급·종족을 아우르는 단합을 보여줌으로써 시민불복종운동 최전선에서 미얀마 시민을 응집시키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특히 미얀마의 젊은 여성들은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 질서에 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혁명에 참가하고 있다. 여성이 대거 포함된 정부병원 의료 종사자들이 쿠데타 직후 세 손가락 경례와 빨간 리본운동으로 불복종운동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숨진 첫 사망자 역시 여성이었다. 아울러 Htamein Revolution은 여성의 치마에 대한 미얀마 사회의 터부를 역이용함으로써 군부의 접근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성공적인 운동으로 평가받는다. 군부는 길거리에 걸려있는 치마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자기들의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온라인에서 조롱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남성 우월적 관습에 대한 반항이자 군부 독재에 대한 저항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 Htamein Revolution은 미얀마의 고질적인 문제를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여성 청년들의 의지를 담고 있다.
 
미얀마의 앞날을 두고 다양한 예측들이 난무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얀마 시민들이 구체제를 답습하지 않고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영광만을 추구하는 군부는 시민들의 마음에서 떠난 지 오래다. 미얀마 시민들은 불복종운동의 핵심 지도자가 부재하더라도 지도자 없이 곳곳에서 저항의 싹을 틔우며 군부에 대항하고, 소수민족을 포용하여 사회에 뿌리내린 악습에 반항하고, 독재와 무질서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하는 군부에 속박되지 않고 제3의 선택지를 만들어간다. 오랜 분열을 넘어 새롭게 연대와 동맹을 형성하면서 미얀마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 것이라 믿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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