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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제9회 열린인권강좌> 최서인 제6강: "좌담: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유운 행동하는 미얀마청년연대 활동가"
  • Category소식
  • Writer성희롱·성폭력상담소
  • Date2021-06-11 13:56:32
  • Pageview504
제9회 열린인권강좌

제6강 좌담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 유운 행동하는 미얀마청년연대 활동가)

 

한국에서 외부인으로서,
 그리고 내부인의 시각을 빌려 바라본 미얀마 민주주의와 인권

작성: 최서인 (서울대학교 철학과)

‘국내외’ 미얀마 대응 네트워크의 중요성
국제민주연대, 그리고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 활동가의 시선에서 미얀마의 상황을 전해 들으며, 세계화로 인해 세계 각국이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에도, 여전히 한 국가 내의 인권 이슈가 제대로 조명되기 위해 해당 국가 내외의 네트워크 조직들이 갖는 비중과 파급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타국의 민주주의 및 인권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언론이 유일한 통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국제민주연대와 같은 단체가 있기에 보다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가 포괄적으로 다루어지고 이들을 위한 직간접적 연대가 국내에서도 진행될 수 있다. 나아가 이렇게 한국 시민들의 시선으로부터 출발하는 국내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활동하는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연대’ 미얀마 활동가들이 있기에, 내부자만이 경험해 보았을 자국의 역사적 맥락, 정치적 분위기를 전해 듣고, 자국 상황이 해외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의사소통의 착오와 오해들을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언론이나 강의 등의 경로로 미얀마 사태에 대한 활동가 분들의 시각을 접하는 것은, 이것이 단지 ‘미얀마라는 국가 내부의 행위자들끼리 해결하도록 두어야 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고 ‘범국가적 문제의식을 전제로 초국가적 네트워크가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문제’에 해당할 수 있음을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자국 외에서 활동하는 ‘내부자’들
  이번 좌담회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행동하는 미얀마 청년 연대’ 유운 활동가 님을 비대면으로나마 뵈어, 자국이 아닌 타국에서 자국의 상황을 지켜보는 시각을 들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가령 유운 활동가님에 따르면, “미얀마가 단기적으로는 생사를 오가게 만드는 유혈사태를 막고 전기를 공급하여 시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도록 해야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소수민족과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연방 민주주의 체제를 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발언에서 특히 놀라웠던 지점은, 현재 진행중인 사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진단하고 이 사태를 둘러싼 장단기 과제를 인식하는 것, 총성을 멈추는 것이 미얀마 내 인권 보장의 최종 지점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계신 것이었다. 비록 미얀마 현장 내에 있지는 않더라도 그들과 함께 싸우고 치열하게 고민한다는 점에서 현 사태의 내부자이면서도, 이 문제의 구조적인 원인을 한 발 물러서서 파악하려는 외부자의 시선까지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미얀마 사태를 조망하는 활동가 님의 말들 속에서는, 민족 간 갈등이나 이념,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대립과 갈등을 앞장 세우지 않고 보편적인 평등,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하는 인권에 대해 호소하려는 메세지를 읽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내부자들로부터의 문제의식이 있기에 민족적 갈등과 내분에 군부의 무자비한 행태가 가려지지 않을 수 있으며, 미얀마의 진정한 민주주의 확보를 위해서는 소수민족 문제를 방치하거나 그들을 단순히 억압하는 데에서 실마리를 찾아서는 안된다는 점도 재확인할 수 있다.


현 사태의 메세지 정교화를 위해 교육과 헌법이 갖는 의미
인권 수호와 민주주의의 보장이 단지 어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과 법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현재 미얀마 시민들의 열렬한 투쟁에 대해 활동가 님이 “민주주의를 모르면서 인권을 부르짖기도 하며,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몸을 불살라 시위를 하고 저항하는 것”이라고 덧붙이신 것을 고려해 보면, 그들의 움직임이 적절한 교육과 정보 전달을 기반으로 했을 때, 보다 명징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더 많은 이들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교육을 차치하고서라도 현재 미얀마 내에서 진행 중인 투쟁이 가치 있는 것은, 군의 쿠데타를 경험하며소수민족들이 겪어온 고통과 경험을 알게 되고 소수민족 같은 인간으로서 군의 쿠데타에 저항해 함께 싸우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군에 맞서 함께 싸우는 사람들 안에서도 인식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나, 하나의 시민정부 하에서는 누구나 그 출신 배경을 떠나 ‘시민’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지 않고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활동가들의 지향점에서 이념 갈등을 초월한 평등,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연장선 상에서, 소수민족들과 연방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요소가 충분히 배제되고 해소된 헌법을 만들어 가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헌법은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만큼 시민들의 구체적인 삶을 규율하는 지침을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통념이 존재하지만, 이는 헌법이 갖는 역할이 비가시적이어서 생기는 편견일 뿐 헌법은 늘 우리와 불가분의 관계에서 작동 중이다. 미얀마가 현재 처한 것과 같이, 국가가 줄곧 고수해 온 방향성에 저항하는 시도들이 부상하고 이를 수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불거지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헌법이 그 존재 이유와 가치를 확인하게 되는 규범이라는 점도 포착된다.

지금은 우리가 외부인의 관점에서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바라보고 있지만, 이러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과 인권침해는 어느 한 국가의 문제에만 국한되거나, 나의 주변 환경, 맥락, 국가의 상황과는 괴리되어 있는 무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타국에서 훼손되고 있는 민주주의 정신이 언제든 다른 국가들에, 나아가 내가 속한 국가에 돌아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조건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타국의 민주주의 및 인권 이슈에 끊임없이 관심을 놓지 않고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다. 끝으로 다양한 전문가 및 활동가들의 시각에서 바라 본 미얀마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고, 이러한 강연이나 좌담회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타국 시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볼 수 이는 통로가 마련되어 그들의 문제가 우리의 일상과 무관하지 않음을 지속적으로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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