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NATIONAL UNIVERSITY
검색창 닫기
번역
[후기]<제8회 열린인권강좌> 제6강: “건강형평성·젠더형평성 관점에서 바라본 저개발국 COVID-19 확산 및 대응”
  • 카테고리소식
  • 작성자성희롱·성폭력상담소
  • 날짜2020-08-12 17:13:01
  • 조회수511
<제8회 열린인권강좌>
제6강: “건강형평성·젠더형평성 관점에서 바라본 저개발국 COVID-19 확산 및 대응”
(강연자: 김선영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작성자: 이재원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코로나19(COVID-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국제사회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초래하였다. 팬데믹은 단순 바이러스 위기를 넘어 정치적·도덕적 위기로 번지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그 이전의 세계와 본질적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빠른 시일 내에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19를 통해 전 세계의 사람들이 밀접한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한 사람의 감염만으로 인류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위기가 세계의 위기로 번지는 상황에서, 일국 단위의 해결책은 실효성이 부족해 보이며 국제적 차원의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국제사회의 코로나19 대응 양상은 이와는 정반대이다.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인·물적 교류를 제한하고 있다. 그 견고한 경계선 안에서 각 국가의 정부는 자국우선주의와 보호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을 강화한다.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거리두기뿐만 아니라 국가 간 거리두기까지 심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가속화되는 탈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정부와 국민들은 다른 국가와 국제사회의 문제보다는 국내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가장 치명적이고 불가역적인 피해를 받는 지역은 개발도상국일 것이다. 7월 23일, 김선영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건강형평성/젠더형평성 관점에서 바라본 저개발국 COVID-19 확산 및 대응’이라는 주제로 <제8회 열린 인권강좌>의 마지막 강의를 진행하였다. 김선영 교수는 국제보건정책의 관점에서 코로나19가 개발도상국의 건강 형평성과 젠더 형평성을 저해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하였다.
 
본격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앞서, 김선영 교수는 국제보건 영역의 정의와 주요 질문을 소개하였다. 국제보건 분야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두는 학문이자 활동 영역이다. 이 영역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건강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 이슈의 결정 요인을 학제적으로 분석한다. 이때 제기되는 주요 질문 중 하나는 ‘왜 세계가 다른 국가의 사람들의 건강 형평성을 추구해야 하는지’ 이다. 김선영 교수는 일관된 국제협력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하며 ‘인권 기반 접근법’, ‘자유주의적 세계시민주의’, ‘공리주의’ 등 다양한 이론적 틀을 검토하였다. 특히 인권 기반 접근법을 논의하면서는 국제사회가 전통적 인권 담론을 넘어 건강형평성 실현을 위한 보편적 의무를 상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후 강의는 개발도상국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의거하여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김선영 교수에 따르면 오늘날 건강이란 단순한 신체적·물리적 결과물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안에서 평가되며, 사회적 지위의 영향을 받는 복합적 상태이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은 똑같이 바이러스의 위협을 받더라도 사회적 인프라가 갖춰진 선진국과는 다른 양상의 피해를 입는다. 그 피해는 (1) 국가 대외경제 활동 감소 (2) 이주노동자의 실직으로 인한 국민소득 감소 (3) 식량안보 문제 대두 (4) 원조(aid) 감소 및 개발협력 활동 일시중단 (5) 이동 제한으로 비롯된 공권력의 인권 침해 문제 등의 양상으로 드러난다.
 
나아가 사회적 요인들은 개발도상국 내에서도 집단별로 차등적인 위기를 유발한다. 강연을 통해 아동, 여성, 노인, 장애인, 환자, 이주민/난민의 집단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위기 경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집단 중 특히 여성에 주목한 김선영 교수는 젠더형평성의 증진을 강조하였다. 개발도상국의 여성은 남성에 비해 더 높은 비율로 비공식 노동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해 더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재택근무의 가능성도 적어 감염에 더욱 취약한 노동환경에서 근무한다. 그러면서도 여성은 가정 내 비공식 돌봄 노동을 전담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보건의료 인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으로 코로나19로 가정 내 정신보건서비스와 젠더 기반 폭력 서비스가 악화됨에 따라 모성 사망률, 여성 청소년 임신율 증가 등이 보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김선영 교수는 건강형평성·젠더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촉구하였다. 이는 구체적으로 여성 보건의료 인력의 역할을 인식함으로써 특정 젠더에 집중된 감염 위험을 줄여야 하고, 여성의 코로나19 관련 공공보건 메시지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성 생식 보건 관련 서비스의 중단을 최소화하고 지속적 제공을 위한 방안을 탐구해야 하며, 비단 코로나19뿐만 아니라 젠더 기반 폭력을 감소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김선영 교수는 이러한 성찰을 통해 위기로부터 새로운 방향 전환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국제 수준의 연대와 행동계획을 강조하면서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수강한 후 개발도상국의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백신 혹은 치료제 개발만이 아니라 저개발국 사회적 안전망의 강화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강의에서 국가적 차원의 대응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 협력이 강조된 만큼, 팬데믹에 대응하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잘 작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현재 상황으로는 글로벌 거버넌스가 코로나 19 위기에 잘 대응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보건 전문기구로서 우선적 책임을 갖고 있는 WHO는 사무총장의 친중 논란과 더불어 코로나19에 대한 미진한 초기 대응으로 팬데믹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WHO 의 역할을 보완해야 하는 UN 역시 팬데믹 극복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성명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더불어 개발도상국이 여러 가지 사회경제적 변수와 함께 더욱 심각한 코로나19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도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이렇듯 세계적 위기 속에서 다자주의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모습은 글 초반에서 지적한 자국 우선주의의 해법이 심화되어 가는 데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이 당면한 보건 및 사회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더 나아가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모든 국가들이 적응하기 위해 국제 시스템의 역량이 증진될 필요가 있다. 김선영 교수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중요 키워드로서 제시한 ‘형평성’은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정책 마련이 뒷받침 되어야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 19위기를 통해 그 문제점이 가시화된 만큼, 위기를 계기로 국제협력에 대한 의미 있는 반성과 대화가 시작되어야 한다.
목록

수정요청

현재 페이지에 대한 의견이나 수정요청을 관리자에게 보내실 수 있습니다.
아래의 빈 칸에 내용을 간단히 작성해주세요.

닫기